일곱번째이야기 - 수냉자켓 만들기 Part.2
오늘은 수냉자켓 만들기 Part.2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많이 기다리셨다면 죄송합니다.
일곱번째이야기에서 수냉자켓 만들기를 Part.1과 Part.2로 나눈 이유는 수냉자켓이 두종류였기 때문인데요 눈치 빠르신 분들은 짐작하시고 계셨겠지만 Part.1에서는 CPU수냉자켓에 대해서 이야기했었고 이번 Part.2에서는 GPU(그래픽)수냉자켓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자~그럼 시작해 볼까요?
저는 이번에 금속가공은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고 CPU수냉자켓을 만들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엄청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몇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원래 계획 되었던 그래픽수냉자켓을 만드느냐 포기하느냐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CPU수냉자켓은 GPU수냉자켓에 비해서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편이어서 자켓몸체의 위쪽 수로 부분만 어느정도 만들어주고 바닥면은 평평하게 사포질작업 정도만 열심히 해주고 누수방지용 오링을 끼고 뚜껑 씌어주면 쉽게(?) 끝낼 수 있는 작업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어려워서 엄청 삽질하고 힘들어 했는데요 하물며 그래픽수냉자켓의 구조는 자켓몸체의 위쪽 수로부분만 작업해서 끝나는게 아니라 바닥면쪽도 GPU부분과 램부분 그리고 각종 부품들의 높이가 다 제각각이라 윗부분 가공 후 다시 뒤집어서 가공을 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순간 아차하는 순가 그동안 작업했던 것들을 다 포기해야하는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에 기판과 자켓을 고정하기 위해서 구멍을 뚫어줘야 하는데 이 구멍들이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에 오차는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움들이 있을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사용할 그래픽카드가 일명 '페르미보일러'로 유명한 GTX480이었기 때문이며 더불어 한개가 아닌 3개의 그래픽카드를 3-WAY SLI로 연결하여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GTX480 하나만 장착하는 거였다면 그냥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용자켓을 구입했을 겁니다.
▲박스에서 개봉한 페르미보일러 3마리 모습입니다. 겁나게 큰 방열판의 모습이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메인보드에 장착 후 돌려본 후 강력한 포스는 충격과 공포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성능도 짱이지만 이와 더불어 발열짱, 소음짱, 그리고 전력소모짱 정말 모든 면에서 절대짱이더군요.
▲실제로 가동시켜 테스트해 본 결과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정말 아물한 녀석들이었습니다. 전기먹는 하마는 차지하더라도 풀로드에서의 굉음과 엄청난 온도상승은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들었습니다. 90도를 넘나드는 온도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GTX480 한개만 연결했을 때는 그럭저럭 사용할 만 했는데요 3개를 연결하면서 다닥다닥 붙여 놨더니 쿨링의 한계때문에 치솟는 온도는 어쩔수가 없더군요.
이번에 자작케이스를 제작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여러가지 주안점중에 저소음PC도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GTX480 사용은 거리가 너무 먼 녀석이었습니다. 그래도 출중한 성능과 이미 구입해서 팔기에는 가격손해를 많이 볼 것 같고 그래서 결국 GTX480도 수냉식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수냉자켓을 알아 보았는데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쿨랜스에서 판매를 하고 있긴한데 그런데 문제는 가격...
▲개당 145,000원 하는 가격이 일단 부담스러웠고 저는 3개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곱하기3에 또 중간에 그래픽카드끼리 수로를 연결하기 위한 노즐구입까지 생각하면 얼추 5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인지라 엄두가 나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제작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금속쪽은 잘 모르는지라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 보고 나름 물어물어 알아보고 청계천 비철금속가게 몇군데를 방문하여 가격조사를 해봤습니다. 계획했던 CPU자켓 몇개와 GPU수냉자켓 3개정도를 만들 수 있는 판가격을 알아보니 12만원정도 하더군요. 결국 쿨랜스 GTX480 수냉자켓 하나 구입할 가격에 못미치는 비용으로 GPU수냉자켓 3개와 CPU수냉자켓 4개를 만들었으니 가격적인 면에서는 성공한 편인데요 그러나 가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 생각은 싹 사라지게 됩니다. - -;
▲GTX480수냉자켓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 한 일은 GTX480을 분해하여 버니어캘리퍼스로 각종 부품들의 위치와 높이 그리고 고정용구멍들의 위치를 측정하는 일 이었습니다. 쿨랜스 제품을 입수해서 똑같이 복사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건 제 자존심이 허락치 못 했고 또한 직접 제작하려했던 목적이 비용을 아껴 보자는 것 이었는데 쿨랜스제품 구입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1주일 동안 버니어캘리퍼스로 수치재기만 했습니다.
▲어느정도 수치값이 정해진 후 일단 먼저 각종구멍 위치가 제대로 측정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아크릴로 프로토타입 샘플을 만들어서 기판에 부착해 봤습니다. 기대도 안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측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몇개의 구멍 위치가 잘못되어서 볼트가 들어가질 않더군요. 잘못된 구멍위치를 조금씩 변경하면서 이 작업을 3번 반복하면서 거의 완벽하게 구멍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GPU 히트싱크의 높이와 램높이 그리고 각종 단자들의 높이를 측정하였습니다. 이부분은 나중의 자켓몸체의 바닥을 어느정도의 깊이로 단차가공을 해야하는지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으로 이 값에 따라서 수로의 모양이나 형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 입니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GPU히트싱크 높이와 램의 상관관계인데요 전원부와 램 위에 써멀패드를 붙이게 되는데요 나중에 자켓 장착시 써멀패드가 어느 정도로 눌릴지를 계산하여 히트싱크 부분을 깎아야 하는데 이걸 잘못 계산해서 깍을경우 너무 많이 깍으면 히트싱크 부분과 자켓부분에 공간이 생겨 쿨링이 안될 수 도 있고 너무 조금 깍으면 오히려 반대로 램과 자켓부분이 붕 떠서 램쿨링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부분을 엄청 신경 쓰면서 제작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사용한 써멀패드는 쿨랜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0.5T 써멀패드를 사용 하였습니다. 3,000원짜리 한장으로 그래픽카드 3개다 붙일 수 있었습니다.
▲아크릴이나 다른 소재도 마찬가지이지만 금속이라는 것이 한번 실수로 잘못 깍으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 아차 실수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종 부품들을 피해가면서 수로를 만들어야 했는데요 이부분에서도 근 보름정도 수정에 수정을 거쳐 가면서 결국 한달정도의 시간을 거쳐서 GTX480수냉자켓의 설계완성을 보게 됩니다.
설계중간에 너무 복잡하고 제작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아서 전원부까지 수로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GPU부분만 CPU수냉자켓처럼 만들까 고민도 잠깐 했었는데요 이렇게 만들면 전원부 쿨링을 위해서 다시 쿨링팬을 달아줘야하는데 수냉자켓 만드는 의미가 없어질 것 같고 수냉의 큰 의미중 하나인 뽀대가 안날것 같아서 그냥 전체수냉자켓으로 밀어 붙이게 됩니다.
▲설계만 한달, 그리고 실질적으로 자켓을 깍기 시작해서 완성을 보는데 보름정도 걸렸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만들어 보는거라 계획했던 것 보다 오래 걸렸는데요 작업량으로 따지면 GPU수냉자켓 3개만들 작업량이면 CPU수냉자켓 30개 정도는 만들겠더군요. 제작시간을 계산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GPU수냉자켓 만들어보니 CPU수냉자켓은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CPU수냉자켓처럼 누수방지를 위해서 실리콘오링을 수로 테두리에 넣어준 모습입니다.
▲10T 투명아크릴을 이용하여 상단커버를 만들고 육각볼트를 이용하여 고정한 모습입니다.
▲이렇게해서 GTX480수냉자켓 3개를 제작완료 하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3개의 GTX480용 수냉자켓이 만들어졌고 실제 그래픽카드에 장착해서 작동을 시켜봐야 하는데요 정말 망설여지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GTX480이 아이들시에도 50도를 넘나들고 풀로드시 90도 정도로 가뿐하게 올라가는데 제가 자켓을 잘못 만들었을 경우 전원 넣는 순간 순식간에 그래픽카드가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켓을 만들어 놓고도 몇일을 고민고민 했습니다.
▲결국 끝장을 보기로 결심하고 GTX480에 자켓을 장착하게 됩니다. 먼저 GTX480을 분해해야 되겠죠.
▲엔비디아에서 GTX480은 처음부터 개인이 사제쿨러(수냉)장착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해는 굉장히 쉬웠습니다. 개인이 함부로 분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인 밀봉실링테잎도 부착되어 있지 않았고 단순하게 나사 몇개만 풀어주면 순식간에 분해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분해 후 GPU히트싱크에 뭍어있던 써멀컴파운드 찌꺼기와 램 윗부분을 깨끗하게 정리해 준 후 써멀패드를 전원부와 램 위에 붙여 줬습니다.
▲GTX480수냉자켓 바닥쪽에 와셔를 붙여준 모습입니다. 와셔를 붙여 준 이유는 볼트를 너무 많이 쪼여서 기판이 휘거나 다른 부품들이 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최종적으로 GTX480 기판에 수냉자켓을 장착한 모습입니다. 누수테스트를 하느라 수로안에 물방울이 조금 보이네요.
▲뒷태입니다.
▲기판에 장착하기전 수냉자켓의 누수테스트는 끝냈고 기판에 장착 후 드디어 메인보드에 자켓을 설치 후 실험가동을 하게 됩니다. 이때 전원 넣기전에 얼마나 살떨리던지 여기서 실패하면 그래픽카드 저세상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깊게 심호흡하고 전원을 인가시켰습니다. 처음 부팅화면을 봤을때의 쾌감은 정말 잊을 수 없네요.
▲윈도우 진입 후 본격적으로 3DMark Vantage 를 돌려서 과연 쿨링이 어느정도 되는지 테스트해 봤습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 처럼 아이들시 33도, 풀로드시 48도로 표시되더군요. 정말 눈물 찔끔 났습니다. 스톡쿨러로 아이들시 53도, 풀로드시 89도 올려주던 녀석이었는데 이렇게 온도가 착해질줄이야 여기에 기판온도는 39도~오 이맛에 수냉하나 봅니다. 긴긴 한달반 동안 죽을 고생하면서 만들었는데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서 그동안 고생했던 것은 싸~악 사라져 버렸습니다.^^
▲개별적으로 3개의 수냉자켓을 한번씩 메인보드에 장착하여 모두 테스트를 거쳤으며 모두 자로 잰것처럼 똑같은 성능을 보여 줬습니다.
한달 하고도 보름동안 작업했던 GTX480수냉자켓 만들기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처음 CPU자켓 만들면서 정말 힘들어서 CPU용 자켓만 만들고 때려칠려고 했었는데요 판구입비도 아깝고 한번 시작한거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도전을 했습니다. 역시나 중간에 몇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무사히 넘길 수 있었고 생각했던 것 보다 결과물이 좋게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테일샷입니다.
이제 큰 작업들은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건 자작케이스만 남았네요.^^
여덟번째이야기는 바로 자작케이스 만들기 입니다. 현재 거의 마무리 되었고 빠른 시일내에 결과물가지고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회원님들 감사드립니다.
Coming Soon...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상판과 하판(?)을 결합한 후에도 몇개의 구멍이 남아있어 저건 무얼까 싶었는데...
맨 마지막 사진을 보니 LED 홀이였나보군요.
개인이 이런것 까지 자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정말 입 떡벌어질 정도로 놀랍기만 합니다.